DAILY/식당

[종로 식당] 대성성 서순라길 | 쌀국수 | 웨이팅 맛집 | 종로3가역 | 안국역

woohwa 2025. 5. 21. 00:31
반응형

지난 5월 연휴 중 일요일, 엄마와 창덕궁 데이트를 약속하면서, 점심을 어디에서 먹어야 할 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엄마와 데이트를 할 때에는 유난히 더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고 싶어지는 것 같아요. 창덕궁 근처, 그리고 역에서 그리 멀지 않을 것, 날이 조금 쌀쌀할 지도 모르니 따뜻한 국물이 있을 것, 소화가 잘 될 것, 등등의 조건을 따져서 고르게 된 식당입니다. 예약도 가능한 식당이었지만, 바로 전 날 찾아보았더니 예약은 이미 풀이더라고요. 연휴에 주말이니 제발 사람이 많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지고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https://naver.me/xRhE3fUR

 

네이버 지도

대성성 서순라길

map.naver.com


😴 웨이팅

간절했던 저의 마음을 비웃기라도 한 듯, 도착한 식당 앞은 이미 사람들로 바글바글했습니다. 종로3가역에서 내려서 마을 버스를 기다리고 구불구불 골목길을 지나 "여기가 식당이야?" 라는 의문을 품은 채로 도착한 식당, 그 앞은 이미 입장을 기다리는 손님들로 가득했습니다. 사실 이런 곳에 식당이 있나 의문을 품을 정도로 한적하고 고요한 골목길이었는데, 지도 어플을 따라서 굽이굽이 들어가보니,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 식당이 있더라고요. 11시 21분 도착을 해서 9번째 순서를 받았고, 대략 1시간 정도 기다린 12시 16분에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대성성 웨이팅 증거

 

가게가 크지는 않더라고요. 그리고 저희가 막 도착했던 시간이 첫 타임이 들어갈, 이제 막 식사가 시작될 시간이라 아이코 그냥 한 타임 돌 때까지는 기다려야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다른 대안이 없었던 것이, 연휴에 주말이라 문을 연 식당도 없었어서 잠자코 기다리는 것이 가장 빠르게 식사를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대성성 입구

 

순서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면서,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종묘 바로 앞의 골목이라 귀엽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여기 식당 근처가 '북영천 역사' 근처였나 보더라고요. 굉장한 역사가 있는 공간의 베트남 식당이라니, 재미있었습니다.

대성성 앞 푯말 - 북영천 역사 흔적

 

참 다행이도, 날씨가 정말 좋았습니다. 공기는 차갑지만 해가 따스해서 그늘에 들어가면 시원하고 햇볕 아래에 있으면 노곤해지는 그런 날씨였어요. 궂은 날이 아니라 기다리기에 그렇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날씨는요. 그래서 골목 구석구석 거닐어보기도 하고, 그렇지만 그렇게 멀리는 못갔습니다. 금방 부를 것만 같았거든요.

대성성 앞 골목
대성성 입구 가짜 과일

 

대략 한 3~40분 정도는 그래도 골목 여기저기 산책도 하고, 그늘에서 멍도 때리면서 기다렸는데 그 이상부터는 조금씩 몸이 꼬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실시간으로 웨이팅 순번이 줄어드는 것을 바라보면서도, 조금씩 지쳐갔습니다. 식당 앞에 조그맣게 앉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 이게 마냥 기다리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메뉴

메뉴는 다음과 같습니다. 식당 정문 앞에 이렇게 붙어 있어서 기다리면서 정독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무엇을 먹을지 식당에 들어가서가 아니라 기다리면서 한참을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저것 궁금한 메뉴들이 많더라고요. 식당에 들어가서 알았지만, 종업원과 일아시는 분들 모두(?) 찐 베트남 분이신 것 같았어요. 그래서 기존에 먹어봤던 다양한 쌀국수들과는 조금 맛과 식감이 달랐습니다. 메뉴도 그래서 조금 다른 느낌이었어요. 기존의 베트남 식당에서는 보지 못했던 메뉴들이 있어서, 기존에 먹어보지 못했던 것들 위주로 주문을 하려고 마음속으로 고르고 있었습니다:)

대성성 메뉴판


입장 + 내부

한 시간의 기다림 끝에, 입장한 식당은 아늑하고 소박한 느낌이 가득했습니다. 키오스크로 주문을 진행해서 저는 솔직히 편했어요. 키오스크로 바로 주문하는 거 진짜 편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그렇게 주문을 하고, 식사가 나오길 기다리면서 내부 구경을 했습니다. 저는 중앙에 앉아서 내부를 한눈에 볼 수 있었는데요. 중앙에 앉아서 고개를 한바퀴 돌리면 식당 전체를 모두 볼 수 있을 정도로 아담한 크기의 식당이었습니다. 웨이팅이 그렇게나 길었던 이유를 알 수 있었어요. 앉을 수 있는 자리가 굉장히 한정적이라 사람이 바깥이 그렇게나 많았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여유롭게 앉아 있으니 기다렸던 시간들이 잊히더라고요. 망각의 동물이란, 이래서 또다시 기다리는 일을 반복하는 것 같습니다.

대성성 키오스크

 

이렇게 내부는 베트남스럽게(?) 라탄 조명들과 그림들로 현지 느낌을 많이 주도록 인테리어를 했습니다. 식탁과 의자도 뭔가 나무나무하게 되어 있어서 로컬 느낌이 많이 났어요. 

대성성 내부 (1)

 

그래도 천장이 개방감이 있고 햇볕이 잘 들어와서 답답한 느낌은 없었습니다. 뒷쪽에는 통창으로 되어 있어서 바깥이 한눈에 보이기도 하는데, 당시에는 그 통창 바로 바깥에 기다리는 손님들과 눈맞춤을 할 수 있었어서 저는 그 자리에 배정받지 않게 된 것을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먹다가 체할 것 같은 위치여서요. 

대성성 내부 (2)


직화쌀국수

궁금했던 메뉴 첫 번째는 "직화 쌀국수" 였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쌀국수 집에 왔으니 근본인 쌀국수를 먹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었고, 그 중에서 '직화로 구워낸 전지를 얹은 대성성식 쌀국수(일반 쌀국수보다 얇은 분면을 사용합니다.)' 라는 설명이 적혀있어서 정말 궁금했습니다. 쌀국수를 좋아해서 다양한 쌀국수를 맛 본 저로서는 어떤 특별한 맛이 있을까가 가장 궁금했어요.

일단 국물이 굉장히 깔끔했습니다. 느끼한 맛이 없는 깔끔+맑은 국물 맛이었어요. 그리고 고기가 불 맛이 입혀져서 확실히 맛이 있었고요. 특히,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면이었습니다. 생면 느낌의 면은 굉장히 부드러웠고, 얇아서 먹기가 아주 좋았어요. 보들보들한 면이 얇기까지 해서 식감도 좋고 국물과 같이 먹었을 때 그 맛이 잘 베어들어서 맛이 좋았습니다. 면은 무료로 리필이 가능해서 한 번 더 리필해서 먹었어요. 국물도 솔직히 1,000원 추가가 들기는 하지만 리필해서 먹으려면 먹을 수 있었는데, 배가 너무 불러서 실패했습니다.

대성성식 직화 쌀국수

반쎄오

반쎄오는 이전부터 정말 먹어보고 싶었던 메뉴였어요. 다른 곳에서도 먹어본 적은 있었는데, 항상 직접 제조해서 먹어야 했었기 때문에 이렇게 온전히 나온 정통 반쎄오가 참 궁금했습니다. 이곳 반쎄오는 나무 도마 위에 두 개의 반쎄오를 주고, 그 아래에 고수와 상추 등이 들어있는 야채 칸이 있었습니다. 잘 구워진 반쎄오를 먹기 좋게 잘라서 같이 나온 야채들과 함께 집어서 소스를 적셔 먹으니, 그 조화가 굉장히 좋았습니다. 저는 사실 고수를 즐겨 먹는 사람은 아니었는데, 고수 향이 크게 거슬리지 않고 오히려 맛이 잘 어울리면서 먹기가 좋았어요. 특히 소스가 굉장히 맛있었습니다. 당근과 양파가 피클처럼 절여진 피쉬소스가 약간은 기름진 (반쎄오가 조금 기름에 튀겨진 느낌이었어요) 맛을 느끼해지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해주어서 소스도 리필해서 먹었습니다. 맛있었어요!


한 시간의 웨이팅이 의미있었던 식당, 대성성이었습니다. 다음에는 네이버로 꼭 예약해서 웨이팅 없이 방문해보고 싶어요. 지금 생각하건데 이 때 이렇게나 웨이팅이 많았던 것은 근처에 문을 연 가게가 별로 없었기 때문도 이유 중에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맛있고 배부르고 만족스럽게 먹고 나왔습니다. 엄마도 만족하셨다고 하시니, 더욱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먹고 나오는 길에 사람이 더 많아져서 웨이팅 순번을 확인해보니 22번째 순서까지 있더라고요. '세상에나..' 라는 생각과 함께 조금이라도 빨리 도착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대성성 대문

 

언젠가, 다음에 또, 이 동네에 갈 일이 있다면 한 번 쯤은 다시 방문해보고 싶은 식당이었습니다. 아직 맛보고 싶은 메뉴가 많더라고요. 다음에는 꼭 예약을 하고 방문하도록 계획을 철저히 짜 보아야 겠어요:)

⭐️📌 방문 꿀팁📌 ⭐️

1. 네이버 예약으로 예약을 하고 방문하기

2. 네이버 예약을 하지 못했을 경우, 캐치 테이블 어플을 통해서 원격 줄서기로 웨이팅을 미리 걸어두고 방문하기

** 식당마다 원격 줄서기가 되는 경우도 있고, 안 되는 경우도 있는데요. 여기는 원격 줄서기도 되고, 가능한 어플은 '캐치 테이블'입니다. 이것만 알아도 조금 덜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럼, 안녕!

반응형